“엄마, 길잃고 헤메면 어떻게해”

“엄마, 길잃고 헤메면 어떻게해”

“연휴기간이라서 트레픽이 많다고 비지터 쎈터에 있는 레인져가 말했잖아. 절대로 걱정하지
말아라.”
손을 흔드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나는 씩씩하게 트레일 헤드를 홀로 출발하였다. 첫 번째
목표점은 커싸지 패스까지 4.7 마일이다. 최대한으로 가볍게 꾸린 백팩을 메고 트레킹 폴을 잡고
걷는 발걸음이 상쾌했다. 조금만 가다가 큰아이가 싸준 샐러드 런치박스를 상하기 전에빨리
먹어야지… 세상을 뒤로하고, 바쁘게 일했던 모든 숙제와 염려들을 뒤로하고, 맺어진 얽혀진
인연들을 뒤로하고 산 속으로 혼자서 한걸음 한걸음씩 발을 옮겼다.
첫날 밤에는 오니온밸리 캠프 그라운드에서 잤다. 뉴멕시코에 있는 막내를 뺀 세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뉴저지에서 직장을 다니는 큰 아들이 오랫만에 집에 왔다. 비행기표사고 친구들 만나고
비상금을 좀 챙기려면 천 불 이상이 깨진다 하며 한동안 집에 오지를 못했었다. 직장을 새로운
곳으로 옮기고 정착이되자 여유가 생겼나보다. 원래는 함께 산에 다니는 분들과 함께 5박 6일의
백팩킹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삼년 만에 집에오는 아들과 함께 시간을 맞추다보니 그 팀에서
빠져나오고 혼자가는 계획으로 바꾸었다. 아주 포기하기보다는 혼자라도 가야지 하면서 날짜를
조정하고 가능하게 코스도 선정하였다. 그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오니온 밸리 캠프
그라운드에서 훼밀리 트립으로 가족들과 함께 잔다. 다음날 산행을 시작하여 커사지 패스를 넘고
죤뮤어 트레일을 만나샤롯 레익에서 하루잔다. 죤뮤어 트레일과 함께 가다가 킹스캐년으로
내려가는 길로 나와서 중간에 하루 자고 킹스캐년의시다 그로브 마지막 자락인 로드앤드 길로
나오면 주차장의 레인져 스테이션 앞에서 큰 딸이 차로 픽업해주는 계획을 하게 되었다. 2박 3일
동안 모두 28 마일을 걷게된다. 산에 들어가는 날짜는 허용되는 인원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일년
전부터 퍼밋을 신청하여 받아야 한다. 아들이 집에오는 날짜와 맞추어 가족들이 휴가를 조정하여
훼밀리 트립 날짜를 정하였다. WWW.RECREATION.GOV 에 들어가 오프닝이 있는 날짜를 찾아서
자는 장소들과 나오는 루트를 적고 함께가는 인원과 그룹 리더를 명시하여 와일드 퍼밋을
신청했다. 물론 신청인원은 나 혼자이고 리더에 내이름을 적었다. 이 퍼밋은 하루 전날에 출발지
가까운 레인져 스테이션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주의사항을 들은 후 픽컵하게 규정되어
있다.
오니온 밸리 캠프그라운드도 같은 웹싸이트에서 좋은 싸이트를 결정하여 예약을 하면 된다.
후리웨이 14번을 타고 팜데일을 지나 모하브 사막을 가로지르는 395번을 타고 론파인을 지나
인디펜던스에 이르면 오니온 밸리로 들어가는 길을 만난다. 씨에라 산들을 끼고 지나가는
떤더스톰이 돌아오는 월요일까지 있다 했다. 낮에 한바탕쏟아부어 땅과 화이어 피트를
적셔놓아서캠프화이어를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이 곳이 밤에 아들과
함께오랜만에 진하게 그의 인생과 생각을 표현하는 대화에 동참할 수 있었던 장소가 되었다.
식구들이 요세미티 처럼 널리 알려지게 유명한 장소는 아니였지만 독특한 산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단란한 분위기를 좋아하니장소를 선정한 나도흐뭇했다.
우리집 큰 딸은 요리를 잘할뿐더러 센스있게 먹는 것을 잘 챙긴다. 캠핑하며 좋은 사람들과 좋은
먹거리가 있을 때의 행복함은 말하여 무엇하랴. 더불어 가족과 함께 삶을 쉐어하는 대화를 하며
캠프화이어 앞에 앉아있는 즐어움이무었과 같을까. 엄마의 안전함을 챙기며 손을 흔들어주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산행을 시작하는 뿌듯함은 또한 어떻게 자랑을 할까. 그러나 이 무엇보다도
나의 존재 내면에 들어가 2박 3일동안 자연 속에서 나 스스로에게 침잠할 수 있었다는 것이 참

좋았다. 산 속에 물길을 따라 피어있는 들꽃들을 즐기며사랑하였다. 쏟아지는 대낮의 떤더스톰
빗줄기 속에서 깊어지는 물안개와 함께 산과 더불어 하나가 되었다.
킹스캐년으로 길을 바꾸자 간간이 만나던 사람들, 트레픽도 뜸해져서 적막한 고요함을 즐기게
되었다. 계속 내린 비로 땅이 젖었으므로 마땅한 텐트칠 자리를 만나면 정착하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기적과도 같다. 흐르는 시냇물을 따라 온통 좁은 바윗길이 계속 되었는데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 나왔다. 내가 마음으로 정했던 오후 다섯시였다. 망설임이 없이 텐트를 치고
간단한 요기를 한 후에 들어누어 피곤한 등허리와 다리를 쉬게 하였다. 아침에 눈을 뜨니
13시간을 단잠으로 잔 것이었다. 전나무 숲에서 시냇물 소리를 자장가 삼고 길고 긴 휴식의
수면을 취하는 기회를 본의 아니게 갖았다. 이것은 힐링의 시간이었고 나의 고질적인 알러지도
멎게 하였다. 아~~ 이렇게 산 속에 자주 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를 비우고, 나의 욕심을
비우고… 남은 나의 시간들을 여유있게 이처럼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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