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이를 모두 빼달라는 한심한 주문에 잠시 그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남아있는 이를 모두 빼달라는 한심한 주문에 잠시 그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남아있는 이를 모두 빼달라는 한심한 주문에 잠시 그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그러면 이를 몽땅 빼고 이 없이 살려고 하는 것인가? 이곳에도 야매로 틀니를 만들어주는 무면허치과의사가 있단말인가? 사실 남아있는 치아들 중에도 성한 것이 거의 없다.크고 작은 충치가 치아의사이사이에 있다. 모든 치아들을 신경치료를 해야 할 터인데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오늘 이들이 치과의사를 만났으니 아픈 이를 빼달라고 한다. 그럼 보통 때에는이가 아프면 어떻게 견디고 있을까?
니까라과에 치과의료 선교를 다녀왔다고 말하기가 사실은 부끄럽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너무나도 적은 부분임을 피부에 절절이 닿게 느꼈기 때문이다. 치아를 빼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함께 진료를 했던 최선생님은 충치때문에 아프다고 하여 빼버리고만 이들이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고 하셨다. 그 심정은 나도 안다. 그것은 abortion(유산)을 시키는 것과도 비슷한 느낌으로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날 때도 있다.
물도 제대로 없어보이는 그들에게 올바른 치솟질을 설명하면 따라서 할 수 있을까? 과연 이들에게 어떠한 치아관리가 적정선인가? 기대치를 어디에 두어야할까?
우리 그룹이 방문한 집에는 사람 키의 허리에 닿을 정도 높이의 화덕이 있었다. 나무가지에 불을 지펴 음식을 만들은 듯 시꺼멓게 그을린 양푼 같은 솥이 놓여 있었다. 허락을 맡고 집안을 들여다보니 맨땅 위에 침대가 있고 그 위에모기장이 씌워져 있고 안에 애기가 누워있었다. 애기는 나면서부터 골절이 되어서 그냥 누워지낸다 하였다. 잠간 있는 동안에도 땀이 비오듯 솟구쳐 올라오고 실내는 어둡고 습했다. 그들에게 밝게 밝혀줄 전기가 있었던가? 그들의 생존 앞에서 치아건강이 차지하는 비율이 정말 중요한 것일까?


이번 의료선교를 위해 정말로 열심히 준비했다. 후원금도 모으고 필요한 것들을 좋은 가격에 사기위해 이베이에, 아마존에 들어가서 치과이동장비들을 찾아보았다. 식당장비 파는곳에 나가서 스테인레스 스틸트레이들도사서 소독된 기구들을 보관했다. 미니 챠트도 만들고 투약 설명 레이블도 만들었다. 혹시라도 진료하는데 필요한 물건이 누락될까봐 치료순서를 되새기며 모든 재료를 적어 살피고 되풀이하여확인했다. 우리 치과의 살림을 그대로 챙겨서 가져가니그곳에 쓸만한 미니 이동 치과가 만들어 지리라 이렇게 생각하며짐을 꾸렸다.
3일동안의 진료를 통하여 보람도 있었고 또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왔다. 나와 나의 생활을 거울에 비추어보듯 객관화시켜 볼 안목을 선물로 받은 것 같다. 모자람 없는 풍족함 속에서 빈곤으로 시달려 왔던 자신을 발견한다. 나의 울타리를 떠나야만 나를 더 잘 볼 수가 있음을 다시 느낀다. 땅흘리고 더위 속에 열심히 일하며 자연 속에 지내면서 나도 모르게 회복된무언가가 내 안에 존재한다.
올망졸망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생각난다.가난하다 할지라도, 사치스런 문명의 흔적들이 없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의 생명력은 어디를 가나 보게된다. 니까라과는 특별히 어린아이들과 젊은 십대의 엄마들이 많았다. 아이들은 흙더미에서 뒹굴며 서로 어울려놀았다. 아이들이 잘 자라나는 미래가 있는 나라가 되라고 축복해마지 않는다. 이나라에는 컴퓨터 게임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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